최근 기술과 시장의 동향을 보면 역사는 반복되는건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그 당시에서 최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로 떠들썩했던 아이템이었던 타블렛PC와 스마트TV가 다시 부활하여 신문과 인터넷에 이슈거리가 되는 것을 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가 타블렛PC를 사용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접한게 2004년 쯤 되니까 제 좋지 않은 기억력으로 추산해보면 2002도 정도부터 타블렛PC를 Microsoft에서 선전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2010년도에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까지 타블렛PC는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사람들의 니드는 있었습니다. 들고 다니면서 필기하며 읽을 수 있는 공책이나 수첩같은 전자기기를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윈도우가 깔리고 스타일러스팬이 필요한 접촉식 터치스크린에 노트북과 같은 쿼티자판이 붙은 타블렛PC는 사람들이 원하던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명백히" 사용하기에 불편했습니다. 사람들의 니드를 잘못 해석하여 설계된 제품이었습니다.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등은 제각각이었습니다. 윈도우가 아닌 아이폰 os라서 pc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돌릴 수 없었고 스타일러스팬이 없어서 글씨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쿼티자판이 없어서 글씨 입력이 불편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던가요? 물론 아직도 팬으로 쓴 글씨를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부분들은 기존의 틀에 사로잡혀 이런 기능들은 꼭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아이폰을 크게 만들었을 뿐이라던 아이패드는 이제는 누구도 반박할 여지 없이 성공했습니다. 이전의 타블렛PC의 실패를 뒤집었습니다. 차이점은 단 하나입니다. "사용자에게 쓸모 있도록 기능의 구현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인터넷TV를 처음 접한 것이 2000년이었습니다. 한창 Tivo니 DVR/PVR이 화두였었죠. (TV쪽에서만 :->) 사실 TV에서 인터넷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이상한 것은 아니었죠. 문제는 인터넷이 불가능하지는 않는데 생각보다 불편할 뿐더러 쓸모도 없다는 거였죠. 2000년대 초에는 디지털TV가 보급되기 전이었습니다. HD방송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화면 해상도가 D1 (720x576)인 모니터에서 윈도우를 띄웠다고 생각해 보세요. 게다가 TV 모니터는 컴퓨터와 달라서 글씨가 많이 번집니다. 그런 화면으로 인터넷을 하고 글씨를 읽어야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말 끔직했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화면은 TV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메뉴 조작이나 검색등이 불편했습니다. 특히 글자를 입력하기 위한 무선 키보드나 키패드도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리모콘으로 채널 돌리는 게 다였던 조작 체계에서 키보드를 양손에 들고 자판을 두드려야 했고 트랙볼로 커서를 움직여야 했습니다. PC와 같은 사용법으로 TV를 조작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는 그리 짧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IPTV가 수년동안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TV를 보는 방법에 변화가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일방적으로 방송되는 채널 중에 맘에 드는 것을 선택하다가 이제는 맘 먹은 시간에 맘 먹은 컨텐츠를 골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글TV는 이 IPTV를 좀 더 극대화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방송 컨텐츠뿐 아니라 앱이나 웹서핑으로 더 넓어진 것을 제외하면 구글TV는 IPTV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사실 멋지죠, TV에서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이것 저것 할 수 있다는 거요. 그런데 사실 이건 가정용 게임기로 어느정도 하던거 아닌가요? 온라인으로 게임을 다운받고 인터넷도 연결되어 있고요. TV에 내장되어 구글이 지원하는 게 이전 제품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 건가요? 안드로이드 플렛폼이라 앱이 호환되니까... 아니면 OS가 오픈이라 개발하기 쉬워서? 사실 구글TV의 가장 큰 장애물은 구글TV의 성능이나 기능, 어플의 부족이 아닐겁니다. TV라는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전혀 사용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제품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TV앞에서 무얼 하려고 하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PC는 철저히 일대일로 제품과 사용자가 붙어있고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콘트롤하는 물건입니다. TV는 그렇지 않아요. 일대다의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수동적으로 단순히 시청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은 방송을 보고 있는데 한 사용자가 임의로 자기 편한데로 콘트롤할 수는 없겠지요. 리모콘 조작의 빈도가 상당히 적다는 것이 TV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안드로이드 폰을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앱들이 TV에서 똑같이 동작하지도 않을 것이고 안방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은 단순히 개발환경일 뿐이지 앱의 호환성과는 상관없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개발툴만 공유할 뿐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구글TV는 아톰기반의 하드웨어에서 동작합니다. 성능과 하드웨어의 차이 등등 기존 안드로이드 폰과는 다르게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여러 밴더들이 제조한 구글TV에서 동작하도록 만들기 위해 안드로이드 앱이 어떤 가드라인과 검증 플로우를 거쳐야 할지는 저로서는 언듯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직 데모 단계인 제풀에 대해서 여러가지 억측을 하면서 태클만 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달 뒤에 실제로 제품이 나오고 실제 제품이 공개되면 좀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테니 이 정도 선에서 참견을 멈추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아마 구글도 이런 문제를 이미 해결했거나 고민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구글이 구글답게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혁식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행보도 내심 기대 사항 중 하나이긴 합니다. 과연 애플TV가 나올 것인가? 구글과는 어떤 차별성을 가질 것인가? 아니면 구글에서 타이밍을 뺐겼거나 여러 문제때문에 시기상조라 생각하고 발을 뺄 것인가. 스티브 잡스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프트 파워가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삼성, 앨지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보내드리며 "아웃오브관심".
Posted by luuv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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